자료실

조회 수 1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7년간 지적장애인 성·노동력 착취.. 법원 "무죄"

황윤태 기자

 

 

등록일: 2020914

 

 

 

 

시기 특정 못해 20184건만 기소.. 법조계 "판단 모순 판례와도 배치"

 

 

 

 

대문 앞에 여기저기 널려 있는 농업용 쓰레기들. 윤씨는 농약값 등을 이유로 A씨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DB


전남 곡성에서 17년 동안 지적장애인 A씨(61)의 성과 노동력을 착취한 혐의로 기소된 80대 노인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성적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A씨의 성적 자유를 제압하는 행위라는 점을 확신치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십여년간 이어진 성·노동력 착취 정황과 지적장애 여성의 상황 등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노재호)는 지난달 21일 ‘곡성 장애 여성 학대 사건’(국민일보 2019년 12월 25일자 1면 참조) 피고인 윤모(81)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윤씨는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 4회에 걸쳐 지적장애 3급인 A씨를 위력으로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장애인 위계 등 간음 및 추행)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검은 A씨가 그 이전의 성폭행 피해 시기는 특정하지 못함에 따라 2018년에 있었던 사실만 기소했다.

재판부는 윤씨에 의한 성적 접촉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죄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윤씨가 A씨의 시어머니가 사망한 2001년 이후로 농사를 도와온 만큼 호의에 의한 성적 접촉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노 부장판사는 “A씨는 8년8개월 정도의 사회 연령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가 성관계의 의미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A씨가 거부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고 윤씨가 성행위를 요구하면서 폭행과 협박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무죄의 근거로 봤다. 재판부는 “A씨가 ‘부끄럽고 가족들에게 미안해 죽고 싶다’는 말을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이는 배우자가 있는 두 사람이 성적 접촉을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일 수 있다”며 “윤씨와의 성적 행위가 싫었다는 것인지 단정키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경찰 조사 당시 ‘성행위에 응하지 않는 경우 죽인다고 했다’는 말과 법정에서 ‘윤씨와 싸우면 이긴다’는 진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봤다. 노 부장판사는 “수사가 시작된 뒤 윤씨가 음독자살을 시도하며 남긴 유서의 내용으로 볼 때 A씨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는 뜻을 밝혀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이해했다”고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지적장애인의 적극적 저항행위가 없더라도 항거불능 상태로 보는 앞선 판례와 배치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5세 정도 사회연령을 가진 장애 여성은 적극적 저항행위를 할 능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정민 변호사는 “A씨가 윤씨에게 오랫동안 경제적 상황을 의존한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단순 호감으로 성적 요구에 응했다는 모순된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4일 광주고법에 항소했다.

이와 별개로 2018년 A씨를 구조했던 전남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A씨가 윤씨의 농사일을 한 것은 품앗이’라는 노동 당국과 검찰의 결정에 반발해 재항고했다. 기관은 재항고 이유보충서를 통해 “지적장애가 있는 A씨가 윤씨와 대등하게 품앗이했다는 판단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출처: http://news.v.daum.net/v/20200914040312475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 뉴스기사 [서울뉴스][리포트]시설을 벗어나 자립해요 이음장애인자립센터, 제12회 이음여행 개최 이음센터 2023.08.31 111
184 뉴스기사 [서평] 장애아를 낳는다는 것에 대하여 file 이음센터 2020.10.05 214
183 뉴스기사 [속보] 장애인운동 활동가들, 복지부 담벼락에 올라 장관 면담 요구 [속보] 장애인운동 활동가들, 복지부 담벼락에 올라 장관 면담 요구 강혜민 기자 등록일: 2021년 4월 21일 ‘탈시설’ 용어 부정하는 복지부 규탄하며 ... 이음센터 2021.04.21 177
182 뉴스기사 [시선]코호트 격리와 ‘이미’ file 이음센터 2020.03.23 159
181 뉴스기사 [영등포투데이] 장애인 시설 거주인과 탈시설 장애인이 함께한 1박 2일 이음여행 장애인 시설 거주인과 탈시설 장애인이 함께한 1박 2일 이음여행 기자명 김홍민 기자    승인 2023.09.01 18:18    댓글 0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음센터 2023.09.15 129
180 뉴스기사 [영등포투데이]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 요구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 요구 기자명 박성열기자    승인 2024.03.30 12:05    댓글 0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SNS ... 이음센터 2024.04.01 30
179 뉴스기사 [인터뷰] 김경민의 죽음으로 드러난 ‘미신고시설의 실체’ [인터뷰] 김경민의 죽음으로 드러난 ‘미신고시설의 실체’ 허현덕 기자 2020년 11월 10일 미신고시설 활동지원사 폭행 사망 사건 유족, 김경태 씨 개... 이음센터 2020.11.11 174
178 뉴스기사 [장애인 교육권③] 장애인교사들, 온라인 개학으로 소외감 증폭 [장애인 교육권③] 장애인교사들, 온라인 개학으로 소외감 증폭 온라인 개학에 따른 학습 콘텐츠 제작 지원 전무해 교육부에 담당부처조차 없어… 소수인 ... 이음센터 2020.04.29 221
177 뉴스기사 ‘경사로 맛집’ 말고 ‘진짜 맛집’을 찾아 file 이음센터 2020.11.24 147
176 뉴스기사 ‘권리 중심 장애인 공공일자리’에 복지부·고용부 ‘긍정적 반응’ file 이음센터 2020.08.19 224
175 뉴스기사 ‘나를 보라’ 제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28일 열린다 file 이음센터 2020.05.18 150
174 뉴스기사 ‘노동 할 수 없는 몸’, 노동자라는 ‘성취 지위’를 갈망하다 file 이음센터 2020.04.16 210
173 뉴스기사 ‘모든 장애인은 시험응시할 수 없다’는 한국애견협회 file 이음센터 2021.03.24 175
172 뉴스기사 ‘발달장애인 섹슈얼리티의 시설화’를 넘어서기 위하여 file 이음센터 2020.11.20 200
171 뉴스기사 ‘비장애인 시청권’ 핑계 대며 뉴스 수어통역 방송 거부하는 KBS file 이음센터 2020.06.04 122
170 뉴스기사 ‘사회적 거리두기’ 한국수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file 이음센터 2020.05.27 145
169 뉴스기사 ‘장애등급제 희생자’ 송국현 사망 6주기에 폭로된 종합조사표의 기만성 ‘장애등급제 희생자’ 송국현 사망 6주기에 폭로된 종합조사표의 기만성 장애등급제에서 종합조사표로 껍데기만 바뀌어 최대시간 받는 사람, 전국에 ... 이음센터 2020.04.21 157
168 뉴스기사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장애인들, 장애인 권리 강화 위한 법 제·개정 촉구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장애인들, 장애인 권리 강화 위한 법 제·개정 촉구 420공투단, 19번째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에 사회적 ... 이음센터 2020.04.21 147
167 뉴스기사 ‘줌’이 편하다고? 장애학생 배제돼도 속수무책인 대학 file 이음센터 2020.09.25 214
166 뉴스기사 ‘지원주택 10만호’ 공대위 출범… 심상정·장혜영 관련 법안 발의 ‘지원주택 10만호’ 공대위 출범… 심상정·장혜영 관련 법안 발의 탈시설 주거모델로 주목받아온 지원주택, ‘주거서비스지원법&rs... 이음센터 2021.05.11 2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