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조회 수 1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그 시작은 부양의무제 완전 폐지

[총평]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공모전

 

 

                                                                                                                                                                                        등록일:2020612

 

 

 

 

  주석 2020-06-17 103455.png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자가 되려면 그 사람이 속한 가구의 소득이나 재산 수준 외에도, 1촌의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인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을 수 없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속하지도 않은 가구의 소득과 자산이 자격기준이 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특히 당장의 생존을 위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등의 수급이 필요한 사람에게 부양의무자의 부양기피사유서 등의 입증을 요구하는 것은 권리행사를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에 따르면 본인의 소득인정액은 수급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가 가구 기준으로는 63만 명, 개인 기준으로는 9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로 개편되며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고, 201810월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다. 2020년부터 중증장애인 수급자가 포함된 가구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교육급여, 주거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 이후, 정부는 인구집단별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적 완화를 추진하는 데 그쳤다.

 

 

   1591895086_70057.jpg

2019년 빈곤철폐의 날 투쟁대회의 모습. 최인기

 

 

애초에 어떤 이의 가난이 다른 누군가의 가난보다 가볍다고, 덜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인구학적 특성을 기준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며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가 빈곤 사각지대 개선에 가장 효과적임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완화를 고집하며 완전 폐지 시점을 늦추는 것은 오로지 수급자 수의 증가와 예산의 증가를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에 기반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아직도 남아있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수급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요소임을 알고 있다. 2017년 예비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시민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청중은 환호했다. 같은 해 부양의무자기준폐지 공동행동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 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요구하며 19대 대통령선거 각 후보별 입장을 문의했다.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국민 개인의 기본권적 생존권 보장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우리나라 헌법정신이기 때문에 생존권 보장책임을 개별 가족에게 전가하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궁극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있기 때문에, 그 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4년 차 임기에 들어간 문재인 정부는 아직도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한 폐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말 큰 문제는, 행정부가 앞서 말한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국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입법부가 행정부의 눈치를 보며, 보다 적극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나서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흔히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충분히 예상되고, 눈에 뻔히 보이는 문제가 어떻게 사각지대가 될 수 있을까. 비극적인 일이 반복될 때에만 반짝 부양의무자 기준의 문제를 소비하는데에만 그치는, 문제를 알고도 해결할 노력을 하지 않았던 국회는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되묻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우려한다. 그러나 진정 우려해야 할 도덕적 해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이후 20년 동안 정부와 국회가 모든 시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망각한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6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위기를 불평등을 줄이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한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고 진단하면서, 다시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언급한 단계적 폐지'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순차적으로 폐지하는 것이어야 한다.

 

 

정부는 2019년부터 부양의무자기준의 단계적 폐지를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담겠다고 약속했고, 이제 그 계획을 발표할 시기가 다가온다. 더이상 사람의 생명에 대한 문제, 권리에 대한 문제를 예산의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더욱 고립시키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1대 국회는 정부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행복추구권을 모든 시민에게 보장하기 위해, 21대 국회는 가장 우선적으로 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

 

 

 

 

출처http://www.beminor.com/detail.php?number=14770&thread=03r01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6 뉴스기사 특별한 발렛 그룹 특별한 발렛 그룹 Ines Kaffka (인네스 카프카) 2020.01.29. 특별한 발레그룹 로미오가 되는 것!! 쿠바에서 온 27세의 오나위(Onay)는 다운증후군 장애을 갖고 있... 이음센터 2020.03.06 320
195 뉴스기사 카드론 대출받아 활동지원 시간 메꾸는데… 재심사 결과 ‘시간 삭감’ 카드론 대출받아 활동지원 시간 메꾸는데… 재심사 결과 ‘시간 삭감’ “내 장애는 그대론데 왜 활동지원 시간은 깎이는 거죠?” 중... 이음센터 2020.03.09 252
194 뉴스기사 코로나19 확산지 대구, 정부 공백 메꾸는 장애인 활동가들 코로나19 확산지 대구, 정부 공백 메꾸는 장애인 활동가들 생필품 후원 관리부터 배달까지... 기존 업무 마비 주말 방문순회 이면에는 부족한 활동지원시간 문제... 이음센터 2020.03.12 200
193 뉴스기사 학습 장애: '고립되어 사각지대에 있는' 학습 장애 청소년들 학습 장애: '고립되어 사각지대에 있는' 학습 장애 청소년들 인디아 폴록크 BBC 웨일스 2018년 7월 11일 공유 Facebook 공유 Twitter 공유 Kakao story ... 이음센터 2020.03.12 162
192 뉴스기사 독일 장애인 공동체 베텔(Bethel) 독일 장애인 공동체 베텔(Bethel) 독일 베텔 독일 중부의 빌레펠트(Bielefeld) 시에 있는 베텔(Bethel) 공동체는 하나의 도시와 같은 곳이다. 이 공동체는 1867년... 이음센터 2020.03.13 746
191 뉴스기사 독일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성인교육 역사 독일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성인교육 역사 약 30년 전부터 시작된 독일의 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한 성인교육의 역사를 놓고 특수교육계 학자들은 뒤늦게 시작되었다... 이음센터 2020.03.13 421
190 뉴스기사 '배리어 프리' 장애인 차별 없는 복지국가 독일의 오늘 '배리어 프리' 장애인 차별 없는 복지국가 독일의 오늘 [복지국가SOCIETY] 우리나라 장애인 이동권 현실과 독일 사례가 주는 교훈 이주영 복지국가소사이... 이음센터 2020.03.16 1115
189 뉴스기사 금천구청장 “루디아의집 3월 내로 시설폐쇄 예고 통보” 장애계와 약속 장애계, 금천구에 “소극적인 입장 버리고 적극적인 행정처분 나서라” 촉구 금천구청장 “루디아의집 3월 내로 시설폐쇄 예고 통보” 장애계와 약속 장애계, 금천구에 “소극적인 입장 버리고 적극적인 행정처분 나서라&rdq... 이음센터 2020.03.18 207
188 뉴스기사 제주서 발달장애 아들과 어머니 숨진채 발견 제주서 발달장애 아들과 어머니 숨진채 발견 연합뉴스 기사전송 2020-03-18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고등학생과 그를 돌보던 어머... 이음센터 2020.03.18 227
187 뉴스기사 장애계, 탈시설-자립생활 설립 취지 망각한 시설장 규탄 장애계, 탈시설-자립생활 설립 취지 망각한 시설장 규탄 거주인 탈시설 길 열리자 시설장이 탈시설-자립생활 방해 탈시설-자립생활 보장, 담당 사회복지사 업무 ... 이음센터 2020.03.20 205
186 뉴스기사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사 없이 홀로 버틴 11일의 자가격리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사 없이 홀로 버틴 11일의 자가격리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한 채 한쪽 팔로 겨우 생활 자가격리가 끝나도 여전히 불안정한 일상 등록일 ... 이음센터 2020.03.20 192
185 뉴스기사 [시선]코호트 격리와 ‘이미’ file 이음센터 2020.03.23 159
184 뉴스기사 "아이도 함께 확진되게 해주세요" 발달장애인 엄마의 기도 "아이도 함께 확진되게 해주세요" 발달 장애인 엄마의 기도 박동해 2020.03.24. "사실 제가 기도를 드렸어요. 차라리 걸릴 거라면 전부 다 걸리게 해달라고요." ... 이음센터 2020.03.24 237
183 뉴스기사 서울시, ‘시설단위 장애인 탈시설 모델’ 개발 나선다 file 이음센터 2020.03.24 173
182 뉴스기사 코로나19 대응책이 ‘장애인거주시설 1인1실’로 리모델링? file 이음센터 2020.03.26 184
181 뉴스기사 장애인들의 삶, 언제쯤 나아지나… 정치권에 21대 입법과제 재촉구 file 이음센터 2020.03.27 153
180 뉴스기사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위해 문을 여는 슈퍼마켓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위해 문을 여는 슈퍼마켓 등록일: 2020년 03월 24일 슈트트가르트: 코로나 위기 기간 동안 일부 슈퍼마켓이 어르신... 이음센터 2020.03.30 233
179 뉴스기사 코호트 격리를 겪으며 file 이음센터 2020.03.30 179
178 뉴스기사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사 없이 홀로 버틴 11일의 자가격리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사 없이 홀로 버틴 11일의 자가격리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한 채 한쪽 팔로 겨우 생활 자가격리가 끝나도 여전히 불안정한 일상 등록일:... 이음센터 2020.04.01 199
177 뉴스기사 [고병권의 묵묵]다시 최옥란을 기억하며 [고병권의 묵묵]다시 최옥란을 기억하며 고명권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기재 : 2020.03.29 봄마다 장애인들은 ‘420공동투쟁단’이라는 걸 꾸린다. &... 이음센터 2020.04.02 14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