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7 11:33

옛날이야기

조회 수 1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옛날이야기

 

조현대 작가(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용자)

 

1986 서울맹학교에서 있었던 오래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 한다. 서울 맹학교는 지방학생도 많고 서울에 집이 있어도 통학이 어려워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했다. 그러다보니 부모님과 만날 기회가 자주 있지 않았다. 지방 학생들은 방학이 되어서야 부모님을 만날 있었고 많은 학생들은 외로워했다. 이화여대 특수학과의 서클 키비탄은 맹학교에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매주 목요일 저녁 시간에 책을 읽어주는 봉사 활동을 했다. 대학생들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등의 책을 낭독해주었고 낭독이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5월과 7,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을 때면 맹학교 학생들은 참고서를 사서 대학생들에게 녹음을 해달라고 했다. 맹학교에는 자습서와 참고서가 전혀 없었고 기껏해야 교과서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시험 범위가 정해지면, 예상 문제 80 문제 정도를 대학생들이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을 했고, 맹학교 학생들은 그걸 받아 시험공부를 하고는 했다. 나에게는 친하게 지내던 누나 명이 있었다. 어느날, 함께 학교 교문을 나와 300원짜리 떡볶이 2인분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들고 학교로 돌아 왔다. 누나는 아카시아 나무 밑에 앉아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누나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뜸을 들여?” 

나와는 격없이 지내던 터라 누나가 머뭇거리는 것이 의아했다

"괜찮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해봐” 

, 시각장애인 학생들은 너무  받는 익숙해져있더라. 우리 친구들은 어려운 시간을 내어 카세트 테이프에 8시간씩 목이 아픈 것도 참고 녹음을 해주는데 고맙다는 한마디 없어. 너무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나는 누나의 말에 충격을 받았고 동안 내가 살아온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시각장애인이다보니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도움을 역시 받아왔다. 많은 장애인 역시 나와 같이 여러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지금도 자원봉사자와 복지관, 자립센터를 통해 이것저것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 입장에서 내가 마디 하고 싶은 것은 도움을 받을 도움을 상대방이 느낄 있을 정도의 감사의 말을 해줬으면 한다. 대다수 장애인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물질로 감사 표시를 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말이나 도움을 받았다면 편지, 밖의 방법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 할수있다 장애도 일을 하고 싶으다 1 창영 2021.05.04 76
35 안녕하세요 김민수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공공일자리 선생님이 되고싶습니다 1 김민수 2021.05.04 69
34 2021년4월30일 향유의집 폐쇄되다.!!! 2021년 4월 30일, ‘향유의집’ 폐쇄되던 날기자명 강혜민 기자   입력 2021.05.01 10:35  수정 2021.05.01 10: ‘마로니에 8인’과의 동행 “한없이 커 보였던 시설이... 백호 2021.05.04 129
33 2021년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관련 공지알림  저는 이번해 2021년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복지형노동일자리에 출근하게 된 진승우(JIN SEUNG-WOO)라고 합니다>♡<!!!!!!!!! 아무쪼록 ... JEWELPETCODE2NKRIS 2021.05.04 85
32 장애인과 비장애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동등하고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 1 베르테르 2021.05.04 82
31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ㆍ노동하고 싶다 jinjin 2021.05.04 68
30 노동자일하고싶다 file 지영 2021.05.04 55
29 자유롭게 살고싶다 곧 자유로운 하늘이 보인다 멋쟁이 2021.05.04 68
28 저는 공공일자리 근로자 이음센터에 다닙니다 file 슈퍼우먼 2021.05.04 87
27 [연대활동_영등포시민연대피플] 투쟁없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투쟁없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 위 제목은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_ 사전대회에서 외쳐진 슬로건입니다. ​ 달력을 보면 4월20일이란 날짜는 곡우와 더... 이음센터 2021.05.03 78
26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 사업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 사업 지원목적 노인성 질환자의 건강을 증진하고, 일반 사업장 등에 취업이 곤란한 시각장애인에게 일자리 제공 필요   시각장애인 안마바... 이음센터 2021.03.27 159
25 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 당사자 연극배우 모집       ‘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 당사자 연극배우 모집   정신장애인 당사자 연극배우 3명, 오는 3월 31일까지 모집 우리는 미쳤다! 프로젝트 배우 모집 포스터 ... 이음센터 2021.03.27 169
24 재보궐선거 거소투표 신고 20일까지…장애인 등 참여 재보궐선거 거소투표 신고 20일까지…장애인 등 대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3-16 09:10:06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월 7일 재·보궐선거'의 거소투표 ... 이음센터 2021.03.18 92
23 [신문기사]2020년영등포 장애인권행사 '다르거나 같거나' 나나인권페스티벌 공동주최 http://www.newsway.co.kr/news/view?tp=1&ud=2020120212134823328   영등포구 제공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채현일)는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다르거나 같거나... 이음센터 2021.01.24 155
22 [신문기사]2020년영등포 장애인권행사 '다르거나 같거나' 나나인권인권페스티벌 - 공동주최 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9628         3~5일 온라인 방식 진행…공연·토크콘서트 등 풍성   (사진=영등포구) “모든 인간은 태... 이음센터 2021.01.24 106
21 [주거정보] 장애인과 회원 분들이 알아두면 좋은 귀한 정보 정보제공자 : 조현대 이음센터 회원 여러분께 좋은 주거정보가 있어서 알려드립니다. SH공사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영등포 대림아크로타워스퀘어, 신길 센트럴자... 이음센터 2020.12.08 115
» 옛날이야기 옛날이야기   조현대 작가(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용자)   1986년 서울맹학교에서 있었던 오래 전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 한다. 서울 맹학교는 지방학생도 많고... 이음센터 2020.08.07 129
19 장애인이 알아두면 좋은 귀한 정보 장애인이 알아두면 좋은 귀한 정보     조현대(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용자)     안녕하세요. 저는 1년 전 영등포장애인복지관 게시판에 붙어있는 공지를 보고... 이음센터 2020.06.22 173
18 발달장애인의 안정적인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지원하는 *지원주택 통합지원서비스* 대상자를 모집합니다. file 이음센터 2020.06.17 133
17 2018년 '열'번째 이음여행 "너랑 나랑 마을이랑" 2018.09.03 ~ 2018.09.05 file Admin 2020.01.10 1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