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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약속 지켜라”… 경기도 장애인들 도청오거리 버스점거

  • 기자명 하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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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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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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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저상버스 확대, 탈시설 권리 선언” 약속 후 ‘나 몰라라’
장애계 “이 도지사 약속지켜라” 버스점거·천막농성하며 면담 요구
천막농성 2시간 만에 이재명, “정책 요구 대부분 수용” 또 약속

활동가들이 점거한 버스가 피켓으로 뒤덮여 있다. 피켓에는 이재명 지사 그림과 함께 ‘경기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 전면개정, 경기도특별교통수단 수도권 전체지역 운행, 경기도 버스 대폐차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활동가들이 점거한 버스가 피켓으로 뒤덮여 있다. 피켓에는 이재명 지사 그림과 함께 ‘경기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 전면개정, 경기도특별교통수단 수도권 전체지역 운행, 경기도 버스 대폐차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
한 활동가가 버스를 점거했다. 목에 두른 피켓에는 ‘모두가 평등하게 이동할 권리, 장애인 이동권 완전 실현, 경기도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선언을 약속하라’라고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한 활동가가 버스를 점거했다. 목에 두른 피켓에는 ‘모두가 평등하게 이동할 권리, 장애인 이동권 완전 실현, 경기도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선언을 약속하라’라고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

경기도 장애인들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약속 이행과 면담을 촉구하며 경기도청 오거리를 점거하고, 천막농성장을 꾸렸다. 이 도지사가 요구안 대부분을 구두 수용함으로써 농성은 유보됐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 경기420공동투쟁단 등 경기도 장애인 활동가들은 14일 오후 2시, 이재명 도지사를 향해 △탈시설지원조례 제정 △활동지원서비스 도 추가 시 가족 소득·재산기준 폐지 △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장애계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도지사는 장애계와 이동권·탈시설-자립생활·공공일자리 등의 정책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에 장애계는 다시 면담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활동가들이 점거한 도청오거리. 경찰과 활동가 수백 명, 점거한 버스들이 뒤엉켜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활동가들이 점거한 도청오거리. 경찰과 활동가 수백 명, 점거한 버스들이 뒤엉켜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찰 수십 명이 장애인 활동가 한 명을 막아서고 있다. 활동가는 팔과 다리로 경찰의 방패에 저항 중이다. 사진 하민지경찰 수십 명이 장애인 활동가 한 명을 막아서고 있다. 활동가는 팔과 다리로 경찰의 방패에 저항 중이다. 사진 하민지

- 경기도 올해까지 저상버스 32% 달성 약속, 여전히 15.2%뿐

이재명 도지사는 ‘대중교통이 자가용보다 더 편리한 경기도를 실현하겠다’며 올해까지 저상버스 도입률을 32%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작년 기준 경기도 저상버스 도입률은 15.2%뿐이다. 이 도지사가 약속을 지키려면 저상버스를 올해 안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정기열 경기장차연 공동대표는 “경기도 이동편의증진조례에는 누구나 차별 없이 이동의 자유를 누려야 하고 도지사가 이를 위해 모든 행정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 도지사는 조례대로 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박경석 경기장차연 공동대표는 “‘차별버스(저상버스가 아닌 계단버스)’를 점거한 동지들이 오늘 욕 많이 먹었다. 화가 난 시민이 우리에게 민폐를 끼친다고 하더라. 이동할 자유가 있는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지 않는 게 민주주의라면 그 민주주의는 파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경기장차연은 저상버스 100% 도입과 이동권 보장을 위해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광역이동지원센터 운영 △장애인단체 이동지원버스 도입 △특별교통수단 24시간 운영 및 공공운영 등을 요구했다.

결의대회 모습. 왼쪽에 활동가 수십 명이 앉아 있고 오른쪽에 경찰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 하민지결의대회 모습. 왼쪽에 활동가 수십 명이 앉아 있고 오른쪽에 경찰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 하민지
한 활동가가 결의대회에서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하민지한 활동가가 결의대회에서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하민지

- 탈시설 추진한다더니 ‘탈시설’ 용어 두고 시설협회 눈치만

이재명 지사는 작년 10월 진행된 장애계와의 면담에서, 올해 4월 안에 경기도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선언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또한 공염불이 됐다. 지난달 있었던 이용철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의 면담에서 경기도는 ‘장애인거주시설협회가 탈시설 용어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시설협회와 협의해 수용가능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시설 측, 장애인의 부모 등 이해당사자와의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 등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권달주 경기장차연 상임공동대표는 “경기도에 장애인거주시설이 제일 많다(2019년 기준, 1,557곳 중 318곳). 이 도지사는 탈시설 권리 선언을 약속해 놓고 대통령 선거철이 다가오니 시설협회 측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라며 “탈시설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도 탈시설 권리를 보장한다. 경기도는 언제까지 ‘시설공화국’에 머무를지 이 도지사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경기장차연은 탈시설 권리 선언 발표와 탈시설 지원 조례, 지원주택 공급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등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박경석 경기장차연 공동대표가 도청 앞 행진 전 경찰에 둘러 싸여 있다. 사진 하민지
도청으로 행진하는 활동가들. 경찰이 활동가들 진압하며 함께 걷고 있다. 사진 하민지

- 활동지원은 가족 소득·재산 기준, 공공일자리는 25개뿐

경기도는 만 65세 이상 장애인이 경기도에 활동지원서비스 추가급여 신청 시, 가족의 소득이나 재산 기준을 두고 있다. 

경기장차연은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 자립지원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런데 가족의 소득을 따지는 것은 활동지원서비스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또한 경기장차연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200개 도입을 요구했다. 현재는 25개뿐이다.

김병태 안산단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경기도는 가장 많은 장애인이 살고, 앞으로 시설에서 나올 장애인도 제일 많다. 그래서 우리는 최소한 200명이 일할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도지사는 아무런 답이 없다”며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공적 노동이다. 일한다는 것 자체가 권리투쟁”이라며 공공일자리 확대를 촉구했다.

활동가들이 행진해 경기도청 앞에 도착했을 때 이미 경찰 수백 명이 도청 앞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진 하민지활동가들이 행진해 경기도청 앞에 도착했을 때 이미 경찰 수백 명이 도청 앞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진 하민지
활동가들은 도청 앞을 막은 경찰 수백 명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사진 하민지

- 이재명 도지사, 경기도 장애인 정책 요구 대부분 수용… 6월 중 정식 면담

결의대회가 끝난 후 장애인 활동가들은 경기도청 앞으로 행진했다. 도청 앞에서 이 도지사가 면담에 응할 때까지 천막농성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도지사는 농성이 진행된 지 2시간 만에 비서관을 통해 △탈시설 권리 선언 발표 △만 65세 이상 활동지원서비스 도 추가 24시간 및 가족 소득·재산 기준 폐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200개로 확대 △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담긴 조례 제정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20%에서 40%로 증액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예산 증액 등 장애계의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도지사는 이번 주 내로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문건을 보내고, 6월 안에 장애계와 면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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